서울의 봄 솔찍후기










서울의 봄 흥행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개봉 닷새째인 11월 26일 189만 명의 관객을 극장에 모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들해진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12 사태 때 긴박한 9시간의 기록으로 영화가 끝난 후에도 긴 여운을 남겼습니다. 오늘은 서울 봄의 모티브가 된 실제 주인공들의 더 처절한 삶을 기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의 봄 포스터입니다.
윗쪽 전두관씨가 앉아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아래쪽 이태신이 화난 맹수처럼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가운데 하얀 글씨로 서울의 봄이 적혀있습니다.
서울의 봄 포스터입니다.
승자의 역사에 파묻힌 영웅들의 쓸쓸한 삶입니다
역사는 항상 승자의 편이었고 정의의 패자는 항상 그렇게 잊고 있었습니다. 여기 짧았던 서울의 봄을 적절히 지키고자 했던 두 영웅의 쓸쓸한 삶은 다시 한번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합니다.
장태완/극중 이태신입니다
군인들과 함께 있는 이태신이 상대방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서울의 봄입니다 이태신 입니다 스틸컷 입니다
지휘봉을 들고 부하들에게 지휘하는 이태신입니다.
군사령실에서 전화기를 볼 거예요 이태신
서울의 봄입니다 이태신 입니다 스틸컷 입니다
장태완 사령관은 쿠데타가 성공한 후 서빙고 분실로 45일간 고난을 겪으며 강제 예편과 함께 가택연금을 받습니다. 아들의 상황에 비관하던 그의 아버지는 충격으로 1980년 세상을 떠났고 서울대생이던 그의 아들도 2년 뒤 할아버지 묘소 옆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그렇게 힘든 세월을 장태완은 아내와 홀로 남은 딸을 바라보며 견디다 2010년 7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2년 후 그의 아내도 우울증으로 자살하게 됩니다.
정승화 / 극중 정상호 입니다
군복을 입고 상대 바의 말을 듣고 있는 정상호입니다.
서울의 봄 정상호 스틸컷입니다
집무실에서 군복을 입고 창밖을 내다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정상호입니다.
소파에 앉아 이태신과 대화를 나누는 정상호입니다
서울의 봄 정상호 스틸컷입니다
쿠데타에 성공한 전두환 일당에 의해 보안사로 체포된 정상호 총장은 그 길을 서빙고 분실로 끌려가 물고문과 통닭 고문 등을 당하는 등 치욕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후 17계급이나 강등된 이병에게 강제로 예편돼 10년형의 징역형을 선고받습니다. 뼛속까지 군인이었던 그에게 이병 예편은 최고의 굴욕을 겪고 군인연금까지 박탈당하며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을 살게 됩니다.
이후 민주화되어 정상호 총장의 모든 직위는 복권되었고, 죽는 날까지 군사정권의 만행 및 쿠데타 피해 군인들의 권익을 위해 남은 여생을 바쳤습니다.
김진기 / 극중 김준엽입니다
군인들과 모여서 회의중인 김준엽입니다.
서울의 봄입니다 김준엽 스틸컷 입니다
진지한 눈빛으로 통화하는 김준엽입니다
헌병들에게 둘러싸인 김준엽입니다
서울의 봄입니다 김준엽 스틸컷 입니다
12·12 사태가 일어나기 전 이를 감지한 김진기는 최규하 대통령을 찾아가 이를 알리고 막으려 했으나 하나회 경호실 병력에 의해 실패하고 최규하 대통령은 이들에 의해 구금됩니다. 이후 장태완 수경사령관과 함께 군사반란 진압에 참여했으나 실패했고, 이후 하나회 소속 부하들에게 하극상의 치욕을 당하고 예비역 준장으로 스스로 예편합니다.
평생 쿠데타의 악몽에 시달리다 정권이 바뀐 뒤 전두환을 내란죄로 고발하면서 그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게 되었습니다.
김오란/극중 오진호입니다
서울의 봄 오진호 스틸컷 입니다
12·12 사태가 벌어진 다음날 새벽 반란군은 정병주 특전사령관을 체포하기 위해 특전사로 뛰어듭니다. 특전사는 전력이 많지 않아 반란군 전병주 특전사를 체포하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었습니다. 이때 정병주 사령관에게 닥친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을 치킨이는 오직 김오란 소령뿐이었습니다. 김오란은 정병주 사령관을 지키기 위해 반란군과 총격전을 벌이게 되고 현장에서 즉사합니다.
이에 충격을 받은 김오란의 아내는 시신경 마비로 맹인이 되고, 이후 고통스러운 삶을 살다가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전두환/극중 전두관입니다
전두관 전 대통령과 그의 부하들은 사무실 복도를 걷고 있습니다
서울의 봄 전두관 스틸컷입니다
군인 교복과 모자를 쓰고 야외에 앉아있는 전두관과 그 옆의 노태곤입니다.
군인철모를 쓰고 군인점퍼와 군인바지 워커슈즈를 신고 군용지프에 서있는 전두환입니다.
서울의 봄 전두관 스틸컷입니다
하나회 수장이었던 전두환은 12.12 군사반란을 통해 군을 장악하고 이듬해 5.17 쿠데타를 일으켜 대한민국 헌정을 중단시키는 전례 없는 사태를 일으켰습니다. 이에 민주화를 열망한 대학생과 시민들은 한마음으로 5·18 민주화 항쟁을 일으키고 군사력으로 이를 강제 진압하여 국정의 실권을 장악합니다.
이후 제11대 대통령 자리에 올라 7년 단임제 새 헌법을 통과시켜 제12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민주화의 싹이 끊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그의 임기 말년이 다가오는 1987년, 그의 철권통치를 종식시키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는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대통령 후보 노태우의 6·29 선언에 따라 대선제가 직선제로 바뀌면서 전두환은 임기를 모두 마치고 퇴임하게 됩니다.
이후 역사 바로 세우기를 통해 1995년 노태우와 함께 구속, 1심에서 상형을,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훗날 사면돼 자유의 몸이 됩니다.
노태우 / 극중 노태곤입니다
지휘본부에서 군인들과 회의를 하면서 상대방을 바라보는 노태곤입니다.
서울의 봄 노태곤 스틸컷입니다
화난 표정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말하는 노태곤입니다.
비장한 표정으로 앞을 걷는 노태곤과 그의 무리입니다
서울의 봄 노태곤 스틸컷입니다
전두환과 함께 12.12사태를 주도하여 정국을 장악하고 정치인이 되었습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발단이 된 6월 항쟁 이후 6·29 선언을 발표, 대통령 직선제 시대를 열고 제13대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대통령 취임 후 군부 출신 인사를 대거 정리 및 재야자를 복권시키고 언론의 자유도 확대하는 등 시대적 요구를 적극 수용하여 1988년 올림픽도 성공적으로 개최했습니다.
퇴임 후 12·12 사태 및 5·17 내란 주도 혐의로 구속되어 징역 17년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아직 진행중입니다.
영화 서울의 봄
12.12: The Day
대한민국 / 드라마 / 2023

수도에서 군사 반란이 발생한
1979년 12월 12일.
그날 밤 9시간 동안 벌어진
목숨을 건 두 세력의
대립과 전쟁을 그린 작품
영화 서울의 봄 정보
개봉 : 2023년 11월 22일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장르 : 스릴러, 드라마, 시대극
국가 : 대한민국, 감독 : 김성수
러닝타임 : 141분
배급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감독님의 필모를 보면
런 어웨이 (1995), 비트 (1997),
태양은 없다 (1999), 무사 (2001),
영어완전정복 (2003), 빽 (2004),
감기 (2013), 아수라 (2016) 등이 있다.
영화 서울의 봄 출연진
황정민 님이 군사 반란을 주도하는 보안사령관 [전두광]
정우성 님이 고지식하지만 강직하고 바른 군인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이성민 님이 계엄사령관 겸 육군참모총장 [정상호]
박해준 님이 전두광의 친구, 제9보병사단장 [노태건]
김성균 님이 반란을 막으려 애쓰는 육군본부 헌병감 [김준엽]
위의 순서대로 실제 인물인
전두환 소장, 장태완 소장,
정승화 대장, 노태우 소장, 김진기 준장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영화 서울의 봄은 등장인물이
정말 많은데 소개하는 자막은 한번 뿐이라서
한번에 모두 기억하기는 힘들다.
다행히 애써서 기억하려고 하지 않아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외 출연진을 살펴보면
정만식 님이 특수전사령관 [공수혁]
이준혁 님이 정상호 육군참모총장의 경호 장교
정해인 님이 공수혁 특수전사령관 비서실장 [오진호]
역할로 특별 출연했고
정동환 님이 10대 대통령 [최한규]
김의성 님이 국방부 장관 [오국상]
유성주 님이 상황판단 진짜 못하는 육군참모차장 [안성태]
남윤호 님이 이태신의 오른팔. 작전 참모 [강동찬]


전두광의 선배, 후배 등 하나회 소속 반란군들은
안내상 님이 제1군단장 [한영구]
故 염동현 님이 국방부 군수차관보 [배송학]
최병모 님이 제2공수특전여단장 [도희철]
김성오 님이 제4공수특전여단장 [김창세]
이재윤 님이 보안사령부 수사과장 [임학주]
안세호 님이 수도경비사령부 제30경비단장 [장민기]
홍서준 님이 보안사령부 인사처장 [하창수]
박훈 님이 국군보안사령관 비서실장 [문일평] 등이다.

줄거리
1979년 대통령이 서거하고
비상 계엄이 선포된다.
보안사령관 겸 합동수사본부장인 전소장은
그들만의 모임인 하나회 인물들을 중심으로
요직을 장악하며 빠르게 세력을 키워나간다.
이에 계엄사령관을 맡고 있는 정총장은
현재의 분위기가 잘못되가고 있음을 감지하고
고지식하고 책임감 강한 이태신 소장에게
수도경비사령관 직을 맡아
과한 세력을 견제해 달라 간청한다.
정총장에 의해
지방으로 좌천될 위기에 처한 전소장은
노태건을 포함한 하나회 회원들과
비밀회동을 갖는데..
자신들이 당하기 전에
정총장에게 누명을 씌우기로 작당한다.
이를 작전명 생일잔치라 칭하고
마침내 12월 12일 작전을 실행하는데
먼저 가장 큰 걸림돌이 될만한
수도 방위 책임자 3인을 한곳으로 모아 놓고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 스포가 있습니다 -

영화 서울의 봄 평점
일단 시사회 후기가 상당히 좋은데..
평점을 짜게 주기로 유명한
평론가 박평식 님이 7.0점을 줬다 ㅎ
개봉일 오후 기준 국내 포털 평점은
8.2 ~ 9.6 점으로
호평하는 관람객들이 대단히 많고
점수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분위기
해외 점수는 imdb 8.4점인데
참여 인원이 아직 적다.

1979년 12월 12일
그날 밤 철저히 감춰진 9시간
영화 서울의 봄 정보를 살펴보면
제작비 약 232억원에
손익 분기점은 약 460만명이라 한다.
김성수 감독님이 처음에는
이 작품 연출을 고사했었는데
시간이 지나 느끼는 바가 있어서
생각을 다시 하고 연출을 맡았으며,
각색 작업을 하면서
많은 부분 허구를 가미했다고 한다
감독님과 배우 정우성 님이
5번째로 같이 하는 작품이고
황정민, 정우성 두분도 아수라
이후 7년만에 다시 만났다고 한다.


영화 서울의 봄 후기

정말 잘 만들었다
호평 일색이라 감상전에
약간 기대하면서도
살짝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 정도로 만족스러울 줄은 몰랐다.
일단 한줄평을 먼저 하자면..
"정우성 님이 보호자 속편을 찍는다 해도
무조건 극장에 가서 감상하겠다~"
원래도 팬이지만 이번 작품에서
정말 강직하고 멋진 군인 역할
잘 어울리고 대단히 좋았다.
탑건 이후 처음으로
극장에 다시 한번 가서 보고 싶단
생각이 드는 멋진 작품이었다.
영화는 연출이 비교적 과장 없는
담백한 스타일이라 보기 좋았다
빠른 사건 진행과
수많은 등장인물이 있음에도
산만하지 않았고
몰입도 잘되고 속도감, 긴장감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유지한다.
(편집을 아주 잘한 듯 보인다.)


초반의 분위기는 아주 잘 만든 다큐 같았는데
당장 사건당일 부터 시작하는게 아니고
사건이 벌어지기 2달전인 10월부터
12월 11일까지 있었던 일들을
순서대로 나열하면서
빠르게 빌드업을 한다.
이상하게 멋부리며 시점 교차하거나
회상씬 같은 것을 넣지 않아서
헷갈리지 않아서 좋다.
초반부를 지나 드디어 12월 12일이 되면서
영화 서울의 봄, 본격적인 사건이 진행된다.
반란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인
총장 연행에 성공했지만
재가가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에 탱크로 밀어버리겠다는 이태신과
전방에 있는 공수부대를 투입 하려는 전소장.
팽팽히 대립하는 두사람을 두고
주변의 핵심 인물들이 얽히고 설킨다.
이런 저런 긴박한 수싸움에
상황은 계속 급변하고
휘둘리는 이들, 배신자들과
계속 소신을 지키는 자들로 나뉘어.
서울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두 세력.
러닝타임 내내 정말 1분도 쉴새 없이
긴장감이 유지되기에
보는 내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2공수여단의 행주대교 진입, 회군, 진입, 회군
8공수단이 먼저 육본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
이태신이 그곳을 선점하면 반란군을
진압해서 유리하게 끝낼수 있던 상황.
하지만 참모차장 저 고춧가루 같은 게.
계속 초를 치는 모습..아! 아! 아!
결정적일때마다 튀어나와 계속 훼방을 놓는다.
초반부 다 잡은 전소장을 맘대로 풀어주더니.
흥정하듯 2공수, 8공수 회군을
거래하면서 뒷통수나 맞고
이 양반이 진정한 빌런인 거 같다.
이런 것들로 인해서
어느 순간 전세가 크게 기울고
전소장의 승리로 상황이 종료되 버된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비열하게 웃는, 좋아 죽는 전두광과
고통받는 이태신, 정총장.
승자와 패자의 모습이 교차되고
반란 세력들이 요직에 앉았다는
열받는 자막과 함께 영화는 마무리 된다.
(단체 흑백 사진은 나중에 실제 사진으로~)
주연, 조연 할것 없이
연기도 만점이었던 영화 서울의 봄
수많은 배우들의 역할이 모두 잘 어울렸고
주요 케릭터들 카리스마가 대단했다.
다시 한번 말하는데 ㅎ
이번 작품에서 정우성 님은 정말 멋졌다
행주대교를 넘어오는 공수부대 차량들을
단신으로 가로막는 장면이나
끝까지 소신을 지키며
홀로 싸우는 멋진 군인. 인간의 모습
정말 감동적이었다.


영화는 진지한 장면들 속에
깨알 웃음 포인트도 있었는데
코멩멩이 소리하는 무능한 장군님
"옆에서 소리 지르면 무안하잖아요"
미군과 대화하는 국방장관의
"아임 파인 땡큐 앤드 유?"
노태우의 "이 사단장을 좀 믿어주세요"
이런 대사나 장면들은 진짜 빵 터졌다.
딱 극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을 정도의 웃음.
액션씬 같은건 기대도 안했는데
전투 장면도 꽤나 많이 나와서
볼거리들도 심심치 않았고
배경이나 소품도 7,80년대 분위기를
잘 살려서 보기 좋았다.
이런 장르의 작품에서
이렇게 큰 만족을 느낄 줄은 정말 몰랐는데.
극장을 나오면서도
뭔가 놓고 나온듯.. 계속 생각이 났다
좋은 성적 거두길~
이 작품 잘됐으면 좋겠다
영화 서울의 봄 정보와 후기
개인적인 평점은 10점 만점입니다~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왔다. 너무너무너무너무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아무라도 붙잡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오늘이 개봉 첫날이라 아직 주변에 본 사람이 없다. 그래서 일단은 자꾸만 넘실넘실 흘러 넘치는 이 감정을 어쩌지 못해 리뷰를 쓴다. 미리 말하지만, 이 리뷰는 구구절절 정우성의 이태신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왜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조용히 서울의 봄이라는 답지를 내미는 수밖엔 도리가 없다.

영화는 개봉 첫날에 봤다. 시사회 리뷰 중에 분노와 빡쳤다는 반응이 많아서 밥은 굶고 봤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열번 중 여덟번은 체하는 인간으로써는 밥은 사치였다. 먹은 거 도로 뱉어내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선 초코바 2개를 들고 들어가는 것 외에는 달리 선택지가 없었음. 근데 저거 안 먹었다. 음료도 단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내가 영화관을 가면서 챙긴 것 중 요긴하게 쓰인 것은 휴지(영화 중)와 두통약(영화 후) 밖에 없다. 영화 보면서 뭐 먹는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광고 타임에 미리 다 먹고 들어가시길 권유함. 진짜 기 쫙 빨리고,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를 몰라 차게 식은 음식 도로 들고 나올 확률 99.999999%임.

영화를 보기 전에 걱정됐던 건, 나는 앞으로 황정민의 영화를 꾸준히 볼 예정인데 (그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한) 이번 연기에서 또 연기 차력쇼를 했다고 해서 이 캐릭터로 황정민이라는 배우의 영화를 다시 못 보게 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있었다. 배우와 캐릭터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그 둘은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잔상이라는 게 있잖아. 뭔가 황정민을 떠올렸을 때, 혹은 황정민의 다른 연기를 보았을 때 전두광이라는 캐릭터가 잔상처럼 남으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다. 아수라를 보고 난 후 한동안 박성배가 악령처럼 기억에 눌어붙어서 애먹었거든
또 다른 걱정 하나는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내가 감당할 수 있겠냐는 거였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극장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이런 감정적 소모가 큰 영화는 극장 안에서 갇혀봐야 중도에 탈주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결국 극장에서 봤다.
결론?
매우 잘한 선택이었음.
일단 영화 보면서 너무 스트레스가 와서 구역질이 났는데, 빈속이라 쏟아낼 것은 없다는 확신 때문에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그래서 더 오롯이 느꼈다고 생각함. 단순히 이입을 떠나 감정적으로 경험을 하게 되는 영화는 오랜만이라 좋았다.
또 전두광은 전두광이라서, 다른 영화를 볼 때 이 캐릭터가 몰입을 혼탁하게 방해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나는 전두광이 절대악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전두광에게 악인, 악마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조차 아깝단 생각이 든다. 그는 그냥 타인의 사욕과 태만을 잘 활용한 찌질한 기회주의자였을 뿐이다.
엔딩 장면 이야기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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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엔딩 장면에서 화장실에서 추잡시럽게 춤을 추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이런 사람에게 역사가 이토록 휘둘렸다니, 모멸감을 느낄 정도다. 너무 허탈하고, 한심하고, 추저분해보이고 그렇다. 악마는 무슨. 그런 수식어를 붙일 사람짐승도 못 된다.

아니 근데 진짜 황정민의 연기는 봐도 봐도 놀랍다. 살면서 황정민의 영화나 시리즈 드라마를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아무래도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배우의 연기에서는 어떤 쪼를 느끼기 마련인데, 황정민은 그 특유의 쪼가 늘 다 달라서 신기하다. 그리고 어떻게 된 게 저 새끼 눈이 돌았네?매번 눈이 돌아있어. 광인의 눈은 저런 걸까, 하는 눈빛을 매번 하고 있어서 신기하다.

아, 이건 여담이지만- 평소에 황정민 배우의 눈동자 색이 참 신기하다고 느낀다. 빛을 받으면 홍채가 확 밝아지면서 (좋은 의미로) 짐승 같은 눈을 하고 있을 때가 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그 신비하다고 생각하는 눈이 추저분하고, 탐욕스럽게만 보여서 연출은 무엇인가. 연기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봤다. 특히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환할수록 얼굴에 그림자가 지면서 눈이 또 돌아있는 장면은 보면서 뒷목 잡았다. 나는 스트레스 받으면 두통이 오거나, 체하거나 구역질하는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이번에 알았다. 뒷목이 진짜 굳으면서 편두통이 찐하게 오더라고.


배우가 캐릭터라는 외피를 입을 때, 아마 정우성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정의로운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건 내가 한 명의 관객으로 정우성의 연기에서 가장 기대하는 어떤 결이기도 하다.
그중 가장 최고는 헌트의 김정도이고, 그 김정도가 나에게 너무 충격이고, 각인 수준으로 오래 남아서 김정도에 준하는 캐릭터나 연기를 보기는 당분간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 그거슨 나의 성급한 속단~~~ ㅇㅇ 아니야. 이태신이 있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어떤 감정들을 단순히 느끼는 게 아니라 체험의 영역으로 들어갈 때가 있다. 그중 외로움(동시에 막막한 공포)이라는 감정을 가장 크게 체험한 영화는 산드라 블록의 그래비티였고, 여태까지 그때 느낀 외로움을 깨는 영화는 없었는데 서울의 봄 이태신이 그걸 깼다.
온 우주에 자신 혼자 남아있을 때의 외로움보다 더한 외로움이 있다는 걸 알았다. 주변에 사람은 많은데, 실오라기같은 희망 한낱을 걸 사람은 없을 때의 광막한 외로움. 절박하고 급박한 상황은 몰아닥치는데, 홀로 낭떠러지에 서서 세상 모든 절망을 짊어진다는 것에 대한 외로움을 체험했다. 개인적으로 너무 힘든 경험이었음.
영화 장면에 대한 구구절절 이야기 주의!!!

이 장면에서 어떻게 안 우냐고요?

이 사진 반대쪽에 나오는 이태신보고 어떻게 안 우냐고요2222222222222
아마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장면은 여기일거다. 배우가 연기만 잘하면 됐지 외양이 그렇게 중요한가? 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는데 이 장면을 보니 중요한 것 같다. 세상 모든 절망을 짊어지고 홀로 서있는 이태신은 무력한 외로움 그 자체다. 이 느낌이 정우성의 체격으로 시각화가 되어 너무 크게 다가옴. 이 사람에게 희망을 걸어볼 수 밖에 없는데, 그 결말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보면서 눈물이 줄줄 났던 장면. 그리고 이때의 정우성은 눈빛도 연기도 다 돌아있다. 아 아저씨 살살 좀 하시라구요. 무슨 영화가 숨쉴 구멍을 하나 안 주냐. 살벌하네 진짜. 단순히 이입 수준을 넘어서 세상에 홀로 뚝 떨어져있는 감정을 느낌. 관객이 느끼는 감정 수준이 이러한데, 배우들은 이런 걸 어떻게 감당하고 사는 걸까?
영화를 보고 나서 두어시간 쓰러져 잠을 잤는데 (심리적으로 너무 고되었음), 자고 일어나서도 이 장면이 내도록 머리를 떠나지 않는 걸 보니 걱정이다. 앞으로 나는 정우성을 떠올릴 때 이 장면을 계속 떠올릴텐데, 이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런 마음이 든다. 한편으로는, 비트를 보고 자란 사람들이(난 못봄. 왜냐면 난 그때 응애였거든요. 뻥임. 응애까지는 아님) 정우성을 보면 오토바이 그 장면을 그렇게 떠올린다던데 그 사람들도 그 장면의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지는 걸 보면(???) 나도 살아는 가겠지. 누구나 가슴 속에 정우성 하나는 품고 사는 거잖라. 이런 생각임. 아... 잠깐만. 이거 설마...???? 우리는 이걸 사랑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역사적 인물에 기반한 캐릭터이긴 하지만, 이걸 표현하는 건 배우의 몫이고, 그런 면에서 정우성의 연기는 미친 것 같다. 관객이 이입할 수 밖에 없는 역할이라는 걸 감안하고서라도, 이입 수준을 넘어 외로움과 무력감, 괴로움을 체험하게 했다는 점에서는 정말 최고라 생각함.

개인적으로 정우성이 이런 역할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본분을 중시하는, 혹은 절대적 사명을 갖고 있는, 혹은 정의에 입각한 인물. 증인이나 헌트, 서울의 봄 같은 역할들. 관객으로서 이런 캐릭터들을 만나는 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


휴. 이제 얘기하고 싶은 만큼 다 얘기한 것 같아. 과몰입러는 얼른 일상을 살러 가자. 일단 감정적으로 끝까지 내몰려 허덕였으니, 아름다운 것을 보며 숨을 좀 골라보자.
이 화보 정말 찐이라고 생각해.
너무 아름답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것도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사진 중 하나. 이런 사진이 잘 나오기 쉽지 않은데 박해준 정말 놀랍도록 잘생긴 얼굴을 하고 있다. 꽃같은 개새끼라는 장르가 있다면 이 장르 원탑은 박해준이 짱 먹어야함. 진짜 저 아름다운 얼굴로 썅스럽고상스럽고, 개객기 같은 연기를 너무 잘함. 잘해도 너무 잘해서 큰일이다. 너무 개새끼 같아서 어느 날 갑자기 영화에서 개처럼 왕왕 짖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야......

이건 여담! 서봄 홍보 유튭 이야기들!
영화를 보기 전, 서울의 봄 홍보 유튜브를 다 챙겨봤는데 그중 재밌었던 건 짠한형. 이거 되게 술냄새 나고(???) 좋다. 이 영상은 녹화 후 이야기가 존잼임. 진짜 술냄새 폴폴 나는 뒷풀리 현장 체험 쌉가능임. 근데 이건 영화를 보고 난 후 전두광 잔상 지우기할 때 보는 게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해.

이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영화를 보기 전에 보면 좋을 유튜브. 공부왕찐천재를 서봄 홍보로 처음 봐서 어떤 유튭인지 몰랐는데, 이거 꽤 유용하다. 저 10분 가량의 영상에 5분 정도가 영화의 모티브가 되는 역사적 사건과 배경 설명으로 할애하는데, 매우매우 유용함! 영화가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긴 한데, 그래도 이거 보고 가면 더 빨리 얼개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거는 리뷰 쓰기 직전에 본 영상(ㅋㅋㅋ)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에서 올린 영상인데 세상 귀엽고 무해한 아저씨들을 볼 수 있다. 이것도 전두광 노태건 잔상 지우기 할 때 보면 좋을 듯.


그리고 이건 내가 기다리고 있는 드라마 사랑한다고말해줘. 이태신이 너무 응어리처럼 맺혀 정우성 얼굴만 봐도 눈물을 흘리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 감정을 다른 캐릭터로 추슬르는 수 밖엔 도리가 없다. 나는 다음주부터 이거 보려고. 이거 너무 작년부터 기다렸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