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8호골 vs 크리스탈 팰리스
[스포티비뉴스 = 장하준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팬들이 손흥민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못했다.
토트넘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를 2-1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또 손흥민이었다. 토트넘은 후반 8분에 터진 팰리스 수비수 조엘 워드의 자첵골로 앞서갔다. 그리고 후반 21분 손흥민의 추가 골이자 이날 경기의 결승 골이 터졌다. 파페 사르가 브레넌 존슨에게 롱 패스를 연결했고, 존슨은 곧바로 제임스 매디슨에게 헤더 패스를 건넸다. 매디슨은 상대 수비수들을 앞에 두고 볼을 간수하다가 존슨에게 패스했다. 존슨은 바로 손흥민에게 크로스를 시도했고,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은 깔끔히 골망을 갈랐다.
벌써 이번 시즌 리그 8호 골이다. 9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엘링 홀란드의 뒤를 이어 득점 단독 2위다. 손흥민은 시즌 초반을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 중이다.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고, 히샤를리송이 부진한 사이,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부여받았고 결국 놀라운 득점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토트넘 팬들 입장에선 손흥민을 안 좋아할 수가 없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며 영국 방송사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런데 인터뷰 진행 도중 어디선가 괴성이 들려왔다. 토트넘 원정 팬들이 손흥민을 향해 “우리는 손흥민을 사랑해!!”라고 외친 것이다. 진지하게 인터뷰를 진행하던 손흥민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한편 토트넘은 이날 경기 승리를 포함해 무려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게 됐다. 새로 부임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놀라운 전술 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매디슨과 미키 반 더 벤 등 신입생들이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덕분에 현재 토트넘은 8승 2무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10월 28일 경기 양 팀 선발 라인업
토트넘 홋스퍼 (4-2-3-1)
➥ 손흥민, 히샬리송, 메디슨, 클루셉스키, 사르, 비수마, 데이비스, 판 더 밴, 로메로, 포로, 비카리오
크리스탈 팰리스 (4-3-3)
➥ 에두아르, 슐룹, 아예우, 두쿠레, 휴즈, 레르마, 워드, 안데르센, 구에히, 미첼, 존스턴
토트넘읜 전반전 초반부터 최근 보여주고 있는 강한 압박과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며 팰리스를 자신들의 진영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전반전 최종 점유율이 토트넘 71.6%, 팰리스 28.4%로 2배 이상으로 나왔는데 문제는 슈팅이 팰리스가 8개 토트넘이 2개, 유효슈팅은 팰리스 2개, 토트넘이 0개로 점유율 대비 팰리스가 매우 효율적인 축구를 구사했다는 점입니다. 경기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결정적인 찬스나 위협적인 장면은 팰리스가 조금 더 많았습니다.
흥민 선수는 전방에서 열심히 오프 더 볼 움직임을 보이긴 했지만 동료들로부터 좋은 패스가 들어오지 않아 중계에 잘 잡히지 않았는데 가장 좋은 기회였던 메디슨의 크로스 장면에서 너무 컷백으로 들어간 것이 아쉽네요. 주발로 정확하게 주려고 했던 것 같은데 좀 부정확 하더라도 오른발로 빠르게 넣어줬다면 전반에 골이 터질만한 장면이었는데 판단이 조금 아쉽습니다.
토트넘의 공격은 후반 시작 후 8분 만에 득점을 만들어냈습니다. 우측 사이드에서 페드로 포로가 공격에 가담해 파페 사르에게 전진 패스를 넣은 것을 사르가 메디슨에게 투입했고 강하게 크로스 올린 걸 우측 풀백으로 출전한 조엘 워드가 걷어내려다가 자책골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공이 워낙 빠르게 날아왔기에 선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수비적으로 잘 버티면서 역습 기회를 노리는 것이 오늘 전략이었던 팰리스가 무너진 결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후반 18분엔 비수마와 히샬리송이 빠지고 호이비에르와 브레넌 존슨이 투입되면서 히샬리송이 있을 때보다 측면 공격이 더 간결하고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후반 21분 존슨이 좌측에서 헤더로 메디슨에게 준 볼을 메디슨이 다시 원터치 패스로 넘겨줬고 문전 앞에 있던 손흥민에게 컷백으로 연결되며 두 번째 골이 터졌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오픈 찬스에서 가볍게 왼발로 반대 구석을 노렸는데 어렵지 않은 찬스였지만 시간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가장 최선이 판단을 했습니다.
23-24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토트넘 10R 종료 기준)
- 엘링 홀란드(맨시티) 9골
- 손흥민(토트넘) 8골
-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7골
- 알렉산데르 이삭(뉴캐슬)/자로드 보웬(웨스트햄) 6골
- 황희찬(울버햄튼)/칼럼윌슨(뉴캐슬)/더글라스 루이즈(아스톤빌라) 5골
오늘 승리로 토트넘은 승점 26점 고지에 먼저 오르며 2위 맨시티, 3위 아스널과 5점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맨시티의 다음 경기가 맨체스터 더비라는 점에서 이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행운이 따른다면 선두 경쟁에서 행운이 따를 수 있는 일정입니다. 아스날은 꼴찌 셰필드를 상대하기 때문에 3점을 더 획득하지 않을까 싶네요.
손흥민이 리그 8호골이자 오늘 EPL 111호골을 넣었는데 이제 역대 득점 랭킹에선 공동 24위가 되었습니다. 10위 마이클 오웬까지는 이제 39골이 남았는데 손흥민의 폼이 언제까지 최상을 유지할 지 알 순 없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앞으로 3~4년을 더 뛴다고 가정해보면 단독 10위까지는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차이인 것 같습니다.
EPL 역대 득점 랭킹
- 앨런 시어러(260골)
- 해리케인(208골)
- 웨인 루니(208골)
- 앤디 콜(187골)
- 세르히오 아구에로(184골)
- 프랭크 램파드(177골)
- 티에리 앙리(175골)
- 로비 파울러(163골)
- 저메인 데포(162골)
- 마이클 오웬(150골)
11~23위 : 레슬리 페르디난드, 테디 셰링엄, 로빈 반 페르시, 모하메드 살라, 제이미 바디,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 로비킨, 니콜라스 아넬카, 드와이트 요크, 로멜로 루카쿠, 스티븐 제라드, 라힘 스털링, 이안 라이트
최근 국내에서도 자주 이야기가 나오지만 해외에서도 논쟁 중인 것이 현재 토트넘의 놀라운 성적이 해리 케인이 빠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케인이 있었어도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지에 대한 부분이 갑론을박 중입니다. 공교롭게도 리그 무패를 달리며 1위를 한 것이 케인이 떠난 뒤에 일어났기 때문에 이야기가 안나올 순 없긴한데 어차피 케인이 떠난 것이 결과적으로 양 쪽 모두에게 좋은 영향이 있었으니 그걸로 만족하면 되지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 힘을 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손흥민이 매경기 터트리는 득점과 토트넘의 달라진 경기를 마음 껏 즐기면서 이번 시즌을 보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